2009년 11월 19일
심천 - 심천으로 갔다.
2009년 11월 12일
전날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에 있었음에도
아침 일찍 일어나 식사를 하고
둘째날 코스인 쇼핑;을 시작.

첫번째 던젼인 보석상점.
이런 코스에서는 일행들끼리 뭉쳐다니며 우리끼리 이야기를 해야
점원들이 말을 끊고 들어오지 못하는데
길드;맴버중 1명이 화장실을 가는 순간
점원들이 1 on 1 으로 우리를 마크 하기 시작.

수법은 자존심에 기스내기와 가족사랑.
이정도는 하나쯤 해 주셔야죠.
혹은, 혼자 여기까지 놀러오셨는데 빈손으로 가시려고요?
아무리 그래도 내가 보석따위;를 살 리가 있나.
수천만원이 넘는다는 다이아를 만져본것만으로 그저 만족.

두번째 던전인 라텍스;매장.
설명을 잠시 듣고 라텍스 침대에 눕자 이번 던전의 몹;이 공격을 시작
인간의 허리가 어쩌고 저쩌고 목이 편해야 어쩌고 저쩌고.
이봐라. 나는 라텍스 콘돔도 안쓰는 몸이야.
대충 이야기를 들어주다 보니 시간은 어느덧 오전 11시가 조금 넘었다.
더 늦장을 부리다간 안되겠다 싶어서
가이드에게 나는 쇼핑의사가 없으니 먼저 가보겠다.
식사는 나를 빼고 하라고 말을 하고,
저녁에 있을 초호와; 양자경 디너크루즈에 합류하기 위한
약속 장소를 정하고 던전 탈출.

여기서부터는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하는 한 걸음이다.
존나 비싼 돈 주고 예약한 디너크루저를 놓치지 않으려면 시간이 없다.

기본요금 18;원짜리 택시를 이용해서 침사추이에서 홍함역으로 이동.
거기서 MTR - 홍콩의 지하철 - 로 갈아타고 로우역으로 간다.

홍함에서 종점인 로우 역까지는 대략 45분 가량 걸린다고 알고 있다.
어서 가자. 서둘러야 한다.
로우로 가면 국경을 지나 중국의 심천으로 갈 수 있다.
xinxin 에게 출발한다고 전화를 했으나
국제 로밍이 되어 있는 내 폰에서 뭐가 문제인지 전화가 되지 않는다.
어서가자 그녀가 하루종일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로우 행 MTR - 특정구역 부터는 KCR 이라 부르던데 -  을 타고 가다가
한번 더 확인 하자는 의미에서 기차에 앉아 있는 아리따운 홍콩여인에게
이 기차가 로우로 가는지 물어보니, 플랫폼의 안내표지판을 확인 하더니 맞다고 한다.

나는 이 여인에게 물어봤지만,


그것은 꿈;에 불과했고,
현실은 전형적인 중국인.
자신은 광저우에서 회사 동료들과 컨퍼런스에 참석차 홍콩에 왔단다.
자기 친구들은 내가 중국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너 한국인 맞지?
라고 물어본다. 얘들이 보기에는 내가 중국인처럼 생겼나보다.
이런 저런 질문들이 서로 오가고 또 다시 혼자. 거의 종점에 다다르자
이제 열차 안에는 나 혼자 뿐이다.
그리고 1차 목적지인 로우까지는 한정거장 남았다.
마지막 한정거장은 국경까지 가는것이라 거리가 꽤 되고 속도도 꽤나 빠르더군.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한줄 알고 KCR 에서 내렸더니
어라? 여기는 로우가 아닌 록 마차우.

이거 어째 시작부터 꼬이냐.
시발시발 거리며 1정거장을 빠구하여 지하철 6호선 상수역에
다시 Ro Wu 행 기차로 환승하여 한정거장을 더 가는길에 노선표를 다시 보니,


이거 록마차우나 로우나 둘다 심천으로 들어갈 수 있을거란 느낌이다.
그니까 록마차우에도 이미그레이션 오피스가 분명히 있을텐데
어째 내가 존나 삽질하는듯한 기분이다.
이제와서 되돌아 갈 수도 없으니 일단 로우에 도착하였다.
누군가가 알려준 정보로 홍콩측 출국장을 지나
면세점을 쉬크;하게 무시하고 
중국측 입국 사무소 입구 쪽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비자를 받는 사무실이 있다.

간단한 서류를 작성하고 비자비로 160위안을 중국의 인민폐로 내야만 한다.
번호표를 뽑아들고 가는 시간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며 내 순서를 기다리는데
어째 나보다 늦은 번호를 들고 있는 서양놈들이 지들끼리 싸인을 주고 받으면서
나보다 먼저 비자를 신청하길래
업무 담당자에게 '야 이거 내순서인데 왜 쟤들이 먼저냐'고 따지니까
'쟤들은 그룹이야' 란다.
시발 그런게 어딨어. 하지만 여기서 진상 떨다간 중국 공안에게 잡혀가거나
혹은 입국 거부;를 당할 수도 있으니
얌전하게 내 순서를 기다려 비자를 받아서
입국 심사를 받으려고 줄을 서서 기다렸다.

입국 심사대에서 또 한참을 기다려 내 순서가 되어 여권을 내밀자
입국 심사를 하는 중국놈;이 손가락으로 푯말 하나를 가르킨다.
60세 이상의 노인만 이라고 씌여 있었던가-_-
아아 거 시발 오늘 하루 이상하게 꼬이네.
씨발 거리며 다른줄에 서서 기다리자
좀전의 그 중국 십색기가 다른 사람들을 불러서 입국 심사를 해준다.

아아. 난 대인배;니까 그정돈 참을 수 있어.
치밀어 오르는 화를 꾹꾹 눌러 참고 내 순서를 기다려 드디어 대륙의 심천땅에 입국.
출국장을 벗어 나오자 마자
공중전화 - 일단 전화를 먼저 하고 통화 시간에 따라 현금으로 돈을 지불하는 구식 - 를 찾아
xinxin 에게 전화를 했다.

출발 전전날인 9일 저녁에 전화하고, 아직 연락을 못했다.
이녀석이 또 얼마나 나를 기다렸을까 생각하니 괜시리 미안해진다.
신호음이 서너번쯤 울리고 그녀가 전화를 받는다.
나 지금 심천에 왔어. 너 만나러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지?
하고 물어보니 뭐라고 뭐라고 설명을 한참 해 주는데
window of the world 로 오라는데 심천에 그런게 어디에 있는게 내가 어찌 하나.
중국어 발음으로 말해 달라고 하자
이번에는 지명을 못알아 듣겠다.
전철 지도가 있었으면 좀 더 편하게 찾았을텐데.
여기서 더 실수해서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다.
전화방;의 중국 여자를 바꿔 줄테니,
내가 가야 할 목적지를 메모지에 써달라고 말좀 해줄래?
라고 말하고 전화방의 중국 여자를 바꿔줬다.

둘이서 한참을 통화하더니
메모지에 이런걸 써서 넘겨준다.

1. 어쩌고 저쩌고 역으로 가는 방향이 어디에요?
2. 어쩌고 저쩌고 역에서 하차.


전화통화요금으로 18RMB라는 거금을 지불하고
라이터를 하나 샀다.
아까 홍콩에서 택시 기본요금으로 18HKD를 냈는데
중국 도착하자 마자 낸 돈이 18RMB 라니.
느낌이 조금 이상하다.

초록색의 동그란 칩이 심천의 전철역 표로 사용된다.
전철표를 구매하고 자리에 앉아 내부를 둘러보니
한국의 신형 지하철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심천이 매우 발전한 도시라더니 정말 그런듯.

전철의 현재 위치를 표시해주는것도 초 현대식이다.
저 지도를 보고 있으니 좀전에 xinxin 과 전화 통화했을때
지명을 이해 하지 못했던것이 이해된다.
그녀가 window of the world 라고 말했던곳이 세계지창 이라는 역 이름일테고
내가 가야 할 목적지인 Hua qiao cheng 은
중국어로 기차역을 뜻하는 火车站과 발음이 비슷하다.
자꾸 기차역으로 오라길래 뭔소린가 했더니만 이제야 좀 이해가 되는구먼.

3,40분정도를 전철을 타고 가니 드디어 목적지에 도달.
전화를 끊기 전에 Hua qiao cheng 역 1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여기는 1번 출구가 아니라 A,B,C,D 이런식이더군.
혹시라도 길이 엇갈릴까봐, 전화방을 찾아보니 없다.
밖으로 나가서 주변을 둘러봐도 너무 현대식 도시라서 전화방이 보이지 않는다.
일단 A 출구 앞에서 기다려보자.
기다려도 기다려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 전철역으로 내려가보니 공중전화가 보이는데
IC 카드를 넣어야 한다.
시발 이날씨에 어딜가서 IC 카드를 구한담-_-
대충 메뉴를 보니까 영어를 지원하길래
이것저것 꾹꾹 눌러보니 수신자 부담 메뉴가 있긴 있던데
이래저래 만져봐도 어찌 하는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벌써 한시간을 넘게 기다렸는데 말야.

밖으로 나가니 비가 보슬보슬; 오기 시작한다.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어께의 가방은 무겁고,
점심도 걸렀으니 배도 슬슬 고프다.
인근의 호텔에 들어가서 전화좀 쓸 수 있냐고 물어보니
영어를 못해서 나를 슬슬 피한다.
물어물어 전화가 있는 PC 방을 찾아가서
전화를 걸었더니만
아아, 결정적으로 xinxin 의 고장난 핸드폰이 하필 이럴때 문제를 일으켰나보다.
끊지 않고 들고 있는거 보면 내 말은 들리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한참을 끊지 않고 전화기를 들고 있던 그녀가 답답했는지 전화를 끊는다.
다시 전화를 했더니 또 아무소리도 안들린다.
계속 반복.
아아, 이건 뭐 로미오와 줄리엣도 아닌데 뭐 이리 엇갈리냐-_-

전화를 일단 했으니 내가 이쪽 역에 와 있다는 표시는 된거겠지.
다시 역으로 가서 역의 출구 A, B, C, D 에 전부 가서 둘러보았지만 없다.
PC 방으로 다시 빠꾸해서 전화를 걸자 받기는 받는데 또 다시 수화기에서는 아무말도 없다.
xinxin 내말 잘 들어. 내 말이 들리면 아무 버튼이나 하나 눌러봐.
나를 머리를 쥐어 짜낸 전략이었는데, 상대방도 내 말이 전혀 안들리나 보다.

아, 씨발 그냥 돌아갈까.
분명 역 근방 500미터 이내에 있을텐데 도저히 못 찾겠네.
일단 역으로 다시 가자. 거기 가면 영어할줄 아는 사람이 있겠지.
역사안에 들어가자 아까는 보이지 않던 자원봉사자 비슷한 애들이 보인다.
목에 뭔가 명찰을 걸고 있고,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걸로 봐서
아마도 자원봉사하는 애들이라 생각하고 말을 걸자, 옳거니 영어가 통한다.
긴긴 사정설명을 하고,
혹시 핸드폰 가지고 있으면 내 친구한테 문자 한통 보내줄래?
하고 부탁하자 흔쾌히 해준다.
일단 전철역 개찰구 쪽에서 기다린다는 문자를 보내놓고
걔들이랑 한참을 떠들고 놀다가, 혹시 답장 온거 없느냐 물어보니
직접 전화를 해본다. 그러고선 상대방 전화기가 꺼져있단다.

아, 씨발 그냥 돌아갈까.
벌써 시간은 오후 4시가 다 되었고
60USD 짜리 초호화; 양자경 디너크루져에 참석하려면 지금 가도 빠듯하다.
유화촌이고 나발이고, 그냥 돌아가자.
이정도 헤프닝이면 앞으론 더 꼬일지도 모른다.
이것도 추억이지 뭐.
양자경이고 지랄이고, 얘들이랑은 영어로 대화도 좀 되는데
얘들이랑 술이나 한잔 빨러 가버릴까.
존나게 고민하고 있는데,
그때 어디선가 몇번 본 여자가 스윽 하고 다가와서 뭔가를 물어본다.
xinxin 이었다.

임시저장 해 놓으면 글이 또 사라질까봐 오늘은 여기까지.
by 꼭사슴 | 2009/11/19 23:58 | CHINA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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