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1월 12일
켈거타 - hotel paragon

2004년 4월 4일 - 2004년 4월 16일

오늘은 존나게 가식으로 똘똘뭉친 포스팅이니, 앵간 하면 그냥 읽지 마시길.

읽지 말라면서 굳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애초에 누구 읽으라고 이따위 포스팅 하기 시작했던게 아니었고,

여행중에 적었던 일기 형식의 기행문을 정리하고자 하는것이 목적이었으니.

누구; 말을 빌리자면 딸딸이 칠때 누가 봐주니까 치는게 아니고, 지가 좋으니까 치는거지 뭐-_-

내 성격이 금방 싫증내고

답답한거 싫어 하고

한군데 진득하니 있는것도 잘 못한다.

그러니 여행도 당연히 여기저기 설레바리치고 다니면서

빨리빨리 마구마구 다니는데,


왔던길로 되돌아가는게 참 시간낭비라고 생각되서

일정에 없던 다르질링을 가게되었고

그 시원하고 경치좋은 다르질링에 물이 안나오니까

짜증나자너?

그래서 빨리 내려와 버렸고

내려와서 보니 마땅히 갈곳 이라곤

켈거타 밖에 없더라

그래서 켈거타로 가게되었는데,

다르질링에 있을때 만났던 한 프랑스인이

'호텔 파라곤에 가면 수많은 한국인이 있다'

라고 정보를 주더라

약 3주가량 한국사람 구경못했었거든

당연히 여자도 많겠구나 하고 얼씨구나 찾아갔지

가는길에 돈이 홀랑떨어졌는데 환전소도 없고-_-

배는 슬슬 고프고, 물도 마시고 싶고, 담배도 피우고 싶고

시원한 맥주고 마시고 싶고, 하던 와중에 한 고마우신 한국인 여자분을 만나서 돈도 쪼끔빌리고(50Rs==1500원)

뭐, 목숨 부지할 만큼은 되니까

그돈 가지고 벌레처럼-_- 목숨 유지하면서

켈거타에 도착해서

호텔 파라곤에 짐을 풀었다.



애초부터 켈거타에 가게되면 마더 하우스에 하루정도는 방문을 해 볼 계획이었지

어차피 일탈중인데, 경험상 하루정도 해보고 존나 가식이나 떨어볼까 하고 말이야

근데 보니까 웬; 여자분들이 한달씩, 길게는 일년씩 자원 봉사를 하고 있는거야

'돈이 좀 있으니까 이런짓;하는건가?'

하는 삐뚤어진 생각이 들어서

'한국에 꽃동네 가면 매일매일 죽어가는 사람들이 태반이고, 남의나라 남의 민족 내돈들여가며 도와주는게 돈지랄 하는것 같다'

면서 시비걸고 지랄;; 했다.

애초부터 하루정도는 가서 해볼 생각이었으니

쫄래쫄래 마더 하우스에 따라가서는,

'어떤 곳으로 갈까?'

(마더 하우스는 사랑의 선교회 라는 수녀원 이고, 자원봉사시설은 각각의 시설이 켈거타 도처에 이곳저곳 여러곳이 있다. 더 궁금하면 지식인에 마더 테레사로 검색해봐라)

하며 눈치봐서 따라가려고하는데,

어제밤에 지랄;해서 그런지 아무도 안데리고 갈려고 하더라T_T

뭐, 서로 안 데리고 가려는거-_-, 눈치 없이 따라갔지

내가 갔던 곳은 주로 나이 먹은 환자들이 있는,

프램단이라 불리우는,

설립당시에는 결핵환자 요양소였던-그래서 내가 요즘 기침이 심해진건가? 쿨럭;;;-곳이었다.


청소를 하고, 어떤 할아버지의 손톱을 깍아주다가 실수로 살점;을 좀 깍아내서

상당히 미안해 하며 손으로 호호 불어주자

그 할아버지가 영국 식민지 당시에 배운듯한 영어로 이렇게 말 하더라구

"thank you my brother. thank you my brother"

생판 처음 본 색기가 다가와서 제 살점을 깍아냈는데,

할아버지는 나를 '형제' 라고 부르면서, 눈에는 닭똥같은 눈물이 그렁그렁 일더니

금새 주룩주룩 눈물을 흘리더라구.

테레사 수녀가 처음 '사랑의 선교회' 를 설립할 당시에

'버림 받은 사람들 중에서도 가장 버림받은사람' 을 돕자고 하는것이 취지 였다고 하데?

인도?

이사람들 참 웃겨

자체 기술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초음속 제트기를 개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말야

일반 사람들 사는거 보면 정말 그들이 그런 기술이 있다는것이 믿겨지지가 않아

거리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나도 약간은 상상하고 왔지만

처음본 그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이었어

공항이건 버스터미널이건 아무곳이나 사람들이 널부러져 자고 있고

기차길역에서 놀다가, 혹은 방황하다가 양팔이 잘렸는지(간혹 부모가 잘라서 내보낸다고도 카;던데)

열살도 되 보이지 않는 양쪽팔이 없는 소년이 2루피(60원)만 달라고

 

10분도 넘게 나를 쫒아다닐때는 정말로 뭐라고 거절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

하여간 그 곳 '사랑의 선교회'에 수용된 사람들은 말 그대로

"버림받은 사람중에 가장 버림받은 사람"들 이래.

조금도 '사람의 사랑' 이란것을 느껴보지 못했던 그런 사람들.

그런 최하층계급중에서도 버려진 사람들.

그날 일을 마치고 헤어지면서 수용자들과 인사를 하는데,

닭똥눈물할배가 'see you tommorrow' 라고 인사를 하길래

엉겁결에  'see you tommorrow' 라고 받아치고 

털레털레 파라곤 호텔로 돌아왔다

'이제 이런거; 경험 해 봤으니, 짐을 싸고 계획대로 다른 도시로 가자'라는 생각과

'내일 보자;고 했던 닭똥할배와의 약속;은 어쩌지?'

라는 생각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고,아무래도 닭똥할배의 눈물을 외면할 순 없겠더라. 


그래서 그 다음날도 프램단으로 일 하러갔고

그 다음날도 프램단으로 일 하러갔고

그 다음날도,

그리고 다음날도.



켈거타에 계속 머물면서, 프램단을 들락거리면서도 사실 맘이 그다지 편하지는 않았던건 사실이야

내가 가고 싶은곳, 가야할 곳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때문일거야

하지만 다음 행선지를 전부 취소하고

인도에서의 일정은 이곳 켈거타에서 계속 일(사실 자원봉사 라는 말을 함부러 붙이기가 조심스럽다)을 하다 끝나버렸다.

물론 마더하우스에서 일하는 한국인이 대부분 '여자' 라는 상황이 작용을했다는점-_-;도 어느정도 인정하지


처음 한달을 계획했던 내 여행이 이곳에서 두달로 늘어나 버렸지만,

보고싶은거 못보고, 가고 싶은고  못 가보지만

내가 했던 행동이 사랑인지, 동정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다지 크게 후회는 하지 않아(조금은-_-;)

기껏해봐야 술잔이나 기울이고,

검지와 중지로 담배나 꼬실를 줄 알던

내 보잘것 없던 손이 타인을 위해서 움직였다는 사실에

후회가 아니라, 가슴속에 새로운 무언가가 들어왔으니.



주저리주저리; 쓸데 없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하고 싶은 말이 뭐냐면

호텔 파라곤에 가면 나오기가 참 힘들다-_-




by 꼭사슴 | 2008/01/12 01:17 | INDIA | 트랙백 | 덧글(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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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onizgga at 2008/01/12 01:42
멋지심다. 예전 금요모임에서 오라버니가 했던 얘기들이네요. 멋지심다. ^^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01/12 01:51
그런말 들을라고 존나 가식적으로 썼음.

이제 여자 생기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onizgga at 2008/01/12 02:19
여자 어른들도 오빠의 참모습을 다 알꺼예요. 우후훗. (의미심장.. -_-+)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01/12 02:30
내 참모습이 뭐길래? -_-!
Commented by やなやつ at 2008/01/12 12:58
와우!!! 대단하십니다.
저도 병원에서 -_- 일하고 있긴 합니다만, 그런 '약속' 정도야 사뿐하게 잊어주는 센쓰~!!
가식적이라고 님은 말하십니다만, 기본적으로 무척 부드러운 심성을 가지신 듯? ^^*

nyoronyoro~
Commented by やなやつ at 2008/01/12 13:17
우와.
멋진데요? ^^*
이런 모습도 있으셨다니.
그럼요, 원래 자원봉사랑 가식으로 똘똘 뭉친 거랍니다.
저도 지난 7박 8일 동안 자원 봉사하고 마악 돌라온 참이라지만, 객관적으로 말해서 가식의 결정체였죠.
원래 자원봉사 할 때에는 '훗 나의 위선적인 모습이란. 하지만 위선에도 그 정점은 있는 법!! 나으 가장 위선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하며 전심전력 투구하다보면 어느 새 위선의 집대성이 따라온다능...;;;

nyoronyoro~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01/12 13:23
뭔 시험 보신다고 포스팅 하셨던걸로 기억하는데,

그건 작년 이야긴가보네요?

Commented by やなやつ at 2008/01/12 14:01
아아. 그 시험;;
대학교 시험이었죠;;
한국으로 따지자면 수능이려나?
벌써 2년 전 얘기라 가물가물하네요 ^^;;

nyoronyoro~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01/12 14:03
그동네는 의대시험이 따로 있나봐요?

단어들 보니까 다 그런것들 인거 같던데.
Commented by nerd at 2008/01/12 16:14
어제 제가 음주가무를 즐기느라 잠시 외도(?)한 사이에 또 한분의 팬이 생기셨군요.

꼭사슴님과 실시간 댓글 챗팅 넘 재미있습니다. 캬캬

조만간 꼭사슴 팬클럽 모아서 이글루스 댓글 포스팅 기능을 마비시켜 버릴만한 실시간 댓글 챗팅 한번

계획해봐야 할듯 ㅎㅎ
Commented by nerd at 2008/01/12 16:17
인도에서 만난 얼마의 여자분들의 로망이 마더 하우스 가서 몇달동안 봉사활동 하는 거라는 말듣고선

캘커타에 꼭 한번 가봐야지 라고 생각만했는데... 다음 여행에 캘커타를 코스로 넣어야 하나요??

やなやつ님은 호주에서 서식하시는거 같은데 요즘 그쪽 날씨 참 좋겠군요. 해변에 가서 발육이 남다른

언니들 tanning oil helper 하고 싶군요. ㅎㅎ
Commented by やなやつ at 2008/01/12 16:27
nerd 힘 / 이곳 아가씨들은 -_- 대부분 덩치가 크답니다.
길거리에서 180 정도 되는 아가씨들 발견하기가 꽤 쉬운....
아니 뭐 키가 크다는 건 그만큼 스타일이 좋다는 거지만, 안습이게도 옆으로도 한 100cm는 되는 아가씨들이 많다보니.. 그래도 살다보면 위와 옆으로 100cm 되는 아가씨들이 맬혁적으로 보인다는;;

헛;; 술 먹고 글 쓰다보니 nerd 님을 nerd 힘이라고 쓰고 말았군효.
근데 왠지 고치기 싫다는 ^^*

남자는 힘~!!

nyoronyoro~
Commented by nerd at 2008/01/12 16:35
nerd는 힘 -_-;;

오늘부터 열심히 단련해야 겠군요. 한겨울 냉수 마찰, 얼음 찜질... 이런거 하면 마초가 되는건가효??

기냥 최선을 다해 봉사하겠습니다. ㅠㅠ;;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01/12 19:22
그냥 대마초나 한대 빨면 마초가 되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01/12 19:29
켈거타 가지마요.

작년 이맘때도 심심해서; 한 열흘 넘게 거기 있어봤는데,

한국사람들 완전 때거지로 와서 살더군요.

사람이 많다보니 간혹 짜증나는 일도 발생하는 듯 하고.

켈거타에 방이 없어요.

이건 뭐 크리스마스때 여관잡는거 보다 더 힘들다고 말하고 싶은데,

크리스마스때 여관 잡아본 기억이 없구나. 낄낄;
Commented by 비원 at 2008/02/14 01:12
파라곤의 블랙홀에 빠지셨군요 :)
인도가 그리워 검색하다 들르고는..
참 와 닿는 글을 보고 댓글을 다네요..ㅎ
비슷한 말들을 하도 여러번 들어서요.. :) 저때는 노란페인트였군요. 그립네요 !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02/14 09:57
음. 작년초에도 갔었는데, 그때는 어떤 페인트 였었지??

사진을 꺼내 확인해봐야 겠군요.
Commented by 2046 at 2008/10/01 19:52
오른쪽 얼굴보이는 여자있는 그 뒤쪽 구석방.

그게 내방이었던거 같은데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10/01 20:07
아, 그쪽 구석탱이 방이요?
저는 파라곤 호텔 이곳저곳이 제방이었었죠.
방을 여덟군데정도 옮겨다녔던듯.
Commented by 2046 at 2008/10/02 23:30

또 가고 싶네요.

닭죽도 먹고 싶고..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10/03 01:10
켈거타에서 닭 사다가 한국 찹쌀넣고 엄청나게 만들어먹었죠.
언제쯤 계셨던거죠?
Commented by 2046 at 2008/10/04 21:27
닭죽은 모모팰리스던가? 한대접에 35루피 ..

음 그게 작년 1,2월 이었네요..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10/05 00:20
작년 1,2월이라.
허허허;;;;
우리 아마 아는 사이 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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