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3일
處容歌

육개월에 한번정도 가끔 만나서 한잔 하거나,
한끼 먹거나 하던 애가 있었다.
애가 좀 맹;해서, 니 그러면 시집 못간다며 놀리곤 했었는데
요즘들어 연락이 좀 잦아졌고
그러다 보니 호감이 좀 가더라.

지방에서 아는 동생녀석이 서울에 나 보려고 올라온다길래
홍대에서 약속을 잡았는데,
이걸 맹;한 아이가 어떻게 알았는지
자기도 홍대로 나오겠단다.
'홍대에서 데낄라 한잔 콜?'이라는 내 문자에
그녀가 보낸 '콜' 이라는 짧은 답문자를 받았을때
난 이미 사랑에 빠져버렸나보다.

오랜만에 만난 동생 녀석과 일단 밥을 먹고
자주가던 바에 앉아 한잔 하고 있으니
그녀가 들어오더라.
그녀를 동생녀석에게 소개할때
'얘는 (내가 좋아하니까) 절대 건들면 안돼'
라고 농담처럼 소개했고
내 농담에 베시시 웃는 그녀는 전에 만났을때와
똑같은 얼굴인데도, 희한하게 더 이뻐보이더군.

내가 니 지켜줘도 되나?



술김에 용기를 내어 고백을 해볼까 했으나
단둘이 있는것도 아니고, 일단 기회는 다름으로 미루기로 결정하였다.

1차의 탄력을 받아 2차는 클럽으로 함 가보까.
간만에 찾아간 클럽은 나이제한;이 생겨서
날보고 민증을 까달라고 하네?
민증을 까줬더니만,
'우와 딱 올해까지만 입장가능하시네요'
라는 쟞;같은 대답이 리턴되었고,
쟞;같은 클럽에 남자만 입장료를 받는 쟞;같은 룰도 생겨버렸다.

클럽에서 술에 취한 그녀를 수많은 수컷들로부터
지키기 위해 난 그녀를 계속 따라다녔고
피곤해서 잠시 동생녀석에게 맡겨 놓고 감시하고 있었는데
어어 하는 사이에 시야에서 잠시 멀어졌다.
그리곤 어라 시발 저 두년놈저것들이 입을 맞추네?

그렇다고 내가 이럴수 없지 않겠는가.



비호;처럼 날아가서
뜯어 말려놓긴 했는데, 일은 이미 벌어졌다.

나와 그녀의 관계를 모르던 동생녀석의 실수.
내 마음을 전혀 몰라주던 그녀의 실수.
나는 어쩔 수 없이 울면서 춤을 추며 노래를 부를 수 밖에 없었지.
그리고 내 이마에는 커다랗게 궁서체 폰트 32로 '' 자가 세겨졌고.


셔블 발긔 다래
밤 드리 노니다가
드러와 자리 보곤
가라리 네히어라.
둘흔 내해엇고
둘흔 뉘해언고.
본데 내해언마는
아사날 엇디하릿고.


그녀 입속에 혀가 둘 있는데,
하나는 그녀것이고 다른 하나는 내것이 아니네.

내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행동은 무엇일까.
고민을 해보았는데, 답이 나오지 않아
나는 애꿎은 맥주병만 만질 뿐이었다.
그리고

'과거의 일'이 회상되며 오버랩되자 기분이 나빠졌다.



by 꼭사슴 | 2008/11/23 22:45 | GRUMBLE | 트랙백 | 덧글(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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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로미 at 2008/11/23 22:56
ㅠㅠ 정말 우울하네요.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11/23 23:01
일단은 술이나 한잔 마셔보까; 하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마리안 at 2008/11/23 23:20
뽀뽀는 놀이;;일뿐, 만나서 손을 잡으세요!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11/23 23:36
후우-_- 내일 출근 해야 하는데, 키보드 옆에 캔맥주 8깡통 찌그러져 있군뇨.
Commented by 마리안 at 2008/11/23 23:59
어흑 맥주 한잔 생각나네요. 마실까말까마실말까....;;
위로는 못해줄망정 ㅠ_ㅠ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11/24 00:04
9캔째 작살내고, 지금은 병맥주로 전환-_-
Commented by 마리안 at 2008/11/24 00:26
지금 맥주가 떨어져가는 게 문제가 아니예요.
전 술을 한잔도 못마셨는데
벌써 12시가 넘었어요 ㅠ_ㅠ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11/24 00:27
빈 맥주잔에 눈물이 떨어지네요.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11/24 00:28
그나저나 지금 나오는 이 노래는 들을때마다 손목을 긋고 싶어 지는군요.
Commented by 마리안 at 2008/11/24 00:33
싸인펜 있어요? 한 줄 긋고 멋지게 싸인도 해주세요;;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11/24 00:42
좀전에 편의점에서 맥주 사오면서 멋들어지게 싸인을 하긴 했는데,
카드값 히밤T_T
Commented by 쿨zzZ at 2008/11/24 11:03
도장찍으세요. 사귀자고. 말을 해야 알죠. 어쩌면 도발일지도 몰라요.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11/24 11:15
쉽게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군요.
Commented by 곱게미쳤다. at 2008/11/24 13:08
아..너무나도 답답한 나머지 꼭사슴님께 메일 쓸번-_-;; 하다가 다지웠네요;;
꼭사슴님아 안타깝지만 그마음 곱게접어서 분리수거 하셔야할듯;;둘다 나빠요ㅠㅠㅠ
담주에도 홍대 오시거든 연락 주세요~ 제가 꼭사슴님 마음에 후시딘 발라드릴께요~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11/24 13:39
진지하게 충고를 해주시고 싶으시다면,
bright.mirror@gmail.com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크크크 at 2008/11/24 15:26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11/24 15:52
-_- 에, 뭐.
아-_-
젠장-_-
그렇게 진지한건 아닌데, 이상하게 기분이-_-
Commented by 쓰레기 at 2008/11/25 17:58
진정 이런 일이 있었더냐?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11/25 18:24
반농담처럼 써제낀 글이라 신경 안써도 되는데.
Commented by nerd at 2008/11/26 09:58
흐르는 안구의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군요. 눈물이 벌써 한강이 되어 버린듯한 ㅠㅠ;;

요렇게 동정표 얻는 방법도 있군요;;; 꼭사슴님한테 언제나 많이 배웁니다 ㅎㅎ
Commented by 꼭사슴 at 2008/11/26 10:31
절반은 웃자고,
나머지 절반은 음-_-
무슨감정인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질투?
그렇다면 왜 질투가?
동정표 얻자고 한건 절대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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